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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소요제기 및 계획수립

 




 

선거때 다들 많이 보는 풍경이다.

 

'지하철 0호선 연장 추진'

'ㅁㅁ선 지선철도 신설'

 

등등

 

지역의 발전(이라 쓰고 부동산 가치 상승)을 꾀하는 여러 공약들이 나오는데

 

이걸 추진하는 정치인들의 머리속에서 나오는게 아니라

 

이미 연구되었거나 주민들의 소요제기에 의해서,

또는 예전에 하려다가 나가리 된걸 다시 살려와서

추진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렇게 소요제기된 노선이 정말 제 구실을 할지 모르기 때문에

 

각 지자체에서 자체적으로 공청회를 열거나

산하 연구기관에 용역을 줘서

 

사전 타당성조사를 먼저 실행하여 나온 결과를 토대로

지역에 필요한 노선을 계획하고 선정한다.

 

사실 사전 타당성조사도 예비타당성 조사와 동일한 기준으로

빡빡하게 조사를 해야 하지만

 

왠일인지 사전조사에서는

지역에 꼭 필요한 노선이라는 결과가 나오기 일쑤이다.

 

이는 지자체 산하 국책기관이나

민간기관에 연구용역을 맡기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틀이 잘 잡힌 기본계획안을

 

국토부에서 수립하는 국가철도망구축계획 / 도시철도기본계획

 

어떻게든 우겨넣으면 이제 사업을 제대로 추진할 준비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2. 예비타당성조사

 

 




 

 

기본계획이 완료된 안을 가지고

국토교통부가 기획재정부에 의뢰를 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조사하는 기관은 그 유명한 KDI이며

 

기재부가 왜 최상위 정부부처인지 알 수 있는 대목 중에 하나이다.

 

 

쉽게 말해

 

비용대편익 (B/C : 이거 돈 됨?)

종합평가 (AHP : 이거 표 됨?)

 

두가지의 적정성을 체크하며

 

B/C는 1.0, AHP는 0.5

 

정도가 나와야 사업에 타당성이 있다고

판단을 내린다.

 

 

 



 

 

사업대상이 총 사업비 500억 / 국비 300억 이상인 사업인지라

사실상 대부분의 철도노선 건설사업이 해당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본래 예타의 취지는 '정부 재정의 효율적 투입' 을 기치로 한 것이어서

철도, 항공, 항만, 도로 같은 사회간접기반 건설사업들은

 

반드시 필요산 시기에 맞춰서 조성 될 수 있도록

사업 추진시기를 조정하고 예산을 효율적으로 분배해야 하는데

 

 

'사업추진에 필요한 재정투입시기를 조정하라'

 

와 같이 조정과 조율을 거치는 과정이 아니라

 

'야 하지마 돈없어 때려쳐'

 

처럼 점차 극단적인 형태로 변모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간혹 '대통령 지정사업' 이라던지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 라던지 하는

 

예외조항을 만들어서 예타를 면제시키고

곧바로 추진시키는 경우들도 없지 않아 있다.

 

 

대표적으로

 

원주~강릉고속철도 (평창올림픽을 이유로 예타면제)

호남고속철도 오송~광주송정구간 (지역균형발전)

 

와 같은 사례들이 존재한다.

 

 

 

 

 

3. 기본계획수립 / 고시

 

 



 

험난한 예타를 통과 했다면

 

이제 기본계획 수립 및 고시 절차가 기다리고 있다.

 

쉽게 말해

 

 

이 노선은 어디에서 어디를 가고요

중간에 어느역을 거치고요

열차는 하루 몇 회 다닐거고요

차량기지는 어디에다 지을거고요

예산은 얼마를 쓸 수 있구요

언제까지 완공해서 개통하는게 목표고요

 

등등

 

 

노선의 기본적인 계획을 확정짓고

이를 공식적으로 고시하는 단계이다.

 

 

 

 

 

보통 여기에서 정차역 문제와

차량기지 수용문제 같은

 

지역이기주의에 기반한 싸움들이 불거지기 시작한다.

 

 

 

 

4. 입찰방법 심의

 

 



 

철도는 심심하면 조단위의 돈이 들어가는 대형 공사이다보니

 

입찰을 어떻게 할 지 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사실 이 부분은 이용자의 입장에선 크게 신경 쓸 사안은 아니다만



 




턴키공사에 대해서는 짚고 넘어갈 필요성이 있다.

 

턴키 (turn key)는 말그대로

 

'다 만들고 열쇠만 넘겨준다'

 

는 의미로

 

발주자가 알아서 다 만들어놓고

운영사에게 전달해주는 방식이다.

 

철도에 대입해서 설명하자면

 

모 건설사가 국가에서 계획한 노선 공사를 따내서

혼자서 다 지지고 볶은 다음 코레일에 운영권을 띡 넘겨주는거다.

 

 

턴키의 장점은 업체가 알아서

가장 효율적으로 이윤을 남겨먹기 위해 발악을 하기 때문에

공사기간이 상대적으로 단축되는 효과가 있다.

 

단점은

예산이 조금 많이 들어간다는 점이 있다.

 

 

어쨌거나 이용자가 크게 신경쓸 부분은 아니다.

 

 

 

 

5. 기본설계 / 실시설계

 






입찰심의까지 마쳤다면

 

발주자는 (정부재정 사업이라면 주로 국가철도공단)

기본설계와 실시설계를 시작한다.

 

기본설계는

 

노반 (선로의 바탕이 되는 부분), 역사, 차량기지와 같은 구조물의 형식

노선이 지나는 곳의 지반과 토질의 형태등을 조사하여

최적의 경로를 설정하는 것이며

 

이 노선을 달리게 될 차량의 발주도 이 시점에서 이루어진다.

 

 

실시설계는

 

설치되는 모든 시설물의

세부적인 설계를 정하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별것 아닐 것 같지만

유명한 사례로 춘천속초선이 있다.

 

 



아무래도 토목공사가 수반되는 것이다 보니

 

기본설계 이후 '환경영향평가'를 거쳐야 하는데

 

춘천속초선의 경로가 설악산 국립공원을 헤칠 수 있다는 이유로

저렇게 말도 안되는 우회노선을 요구해서

 

춘천속초선 건설 사업 자체가 몇 년은 지연된 사례가 있다.

 

 

 




또한 

 

교통영향평가라는 것도 해야 한다.

 

철도가 들어와서 교통이 좋아지는건데 무슨 평가를 또 해?

 

라고 생각할 수 도 있지만

 

만약 노선상에 있는 역사 중에

대규모 교통수요를 촉진시키는 위치에 역사가 있다면

 

그것으로 인해 다른 교통흐름이 발생하여

교통체증의 원인이 될 수도 있으므로

꼭 거쳐야하는 과정 중 하나이다.

 

예를 들자면 GTX-A와 C가 만나고

2호선과 9호선이 만나며 

위례과천선이 들어갈 예정이고

장차 SRT까지 끌고 올 것 같은

 

삼성역 복합역사가 있다.

 

 

 

 

6. 실시계획 승인 및 고시 / 공사 입찰 및 계약

 




이제 모든 설계가 끝났다.

 

이렇게 관보에 고시가 뜨면 더 이상의 변경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지정된 고시기간이 끝나면

 

곧바로 입찰공고가 올라오고

 

건설업체들의 피튀기는 수주경쟁이 끝나면

 

승자는 공사계약을 체결하고

 

드디어 삽을 뜨게 된다.

 

 



만약 민간투자사업이었다면

 

처음부터 턴키 방식으로 입찰을 했을것이므로

 

설계가 끝나는대로 곧바로 착공에 돌입 했을 것이다.

 

 

 

 

7. 착공 및 준공

 



폭죽쏘고 삽으로 흙떠다가 뿌리는

 

화려한 퍼포먼스와 함께 본격적으로 공사가 시작된다.

 

통상적으로 철도노선 공사는 정해진 기간보다

 

1~2년 지연되는 경우가 허다한데 주요 원인으로는

 

 

용지 매수 문제와 문화재 조사를 들 수 있다.

 

 

지상이나 지하로 지나간다면 그에 해당하는

토지주에게는 반드시 보상이 필요하며

 

이게 잘 대화가 이루어지면 모르겠지만

그렇게 순리대로 잘 흘러가는 일이 절대 아니다.

 

 

숭례문에 불지른 할배가 토지보상 문제에 앙심을 품고

그런 미친 범죄를 저질렀다.

 

다만 GTX 같은 대심도 철도는

토지보상 대상에서 제외된다.

 

대한민국 법률상 지하 40m 이하로는

소유권이 인정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문화재 조사

 

 

세계적인 관광도시이자

이탈리아의 수도인 로마에는

지하철이 딱 3개 밖에 없다

 

왜 그러냐고?

 



 

땅 조금만 파면 이런다.

 

 

이건 우리나라도 마찬가지

 

유명한 사례로는 철도노선은 아니지만

춘천 레고랜드를 들 수 있겠다.

 

빠르면 3개월, 늦으면 2년 정도 조사가 필요하며

만약 국보급 문화재가 대량으로 출토 된다면

 

아예 노선 자체가 날아갈 수도 있다.

 

 




조금 특이한 경우로는

부전-마산 복선전철 같은

 

ㅈ같은 경우도 있을 수 있겠다.

 

 

 

 

8. 시운전 / 영업개시

 

 




축하한다.

 

드디어 당신의 집 근처를 지나는

번듯한 철도노선이 한개 생겨났다.

 

본격적인 개통 이전에

열차의 운행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는지

각 시설물들은 잘 작동하는지

승객들의 이용에는 불편이 없는지

 

최종적으로 확인하는 절차를 거친다.

 

처음에는 비공개로 진행하다가

어느정도 궤도에 올랐다 싶으면

 

영업시운전이라고 해서 실제로 승객을

받아서 실시하기도 한다.

 

물론 베타테스트라서 요금은 공짜다.

 

 



그리고 대망의 개통식

그 동네에서 난다긴다 하는 인간들이 한데모여

폭죽쏘고 가위로 테이프 자르고

기관사랑 경례도 주고받고

 

생쇼를 한다.



어쨌거나

 

직접적인 수혜를 입지 않을 수도 있지만

당신의 삶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게 급행노선이 없거나 서울로 바로 못가거나

배차간격이 길거나 차가 너무 작거나 등등

 

이용하면서 각종 불만들은 생기겠지만

 

 

 

그래도 없는 것 보단 나을 것이다.

 

 

출처

https://www.fmkorea.com/best/6081279359